에코생활

동거 의논했다가 아수라장이 된 사연…대학생 혼전 동거 어떨까?

세미예 2009. 10. 13. 09:04

"동거하고 싶은데 허락해 주세요."

"안돼. 다 큰 처녀애가 어떻게 남자랑 동거할 생각을 해?"

"도대체, 다큰 처녀애가 결혼도 하기전에 남자랑 동거가 어디 말이 돼?"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도저히 허락할 수 없어."

"그런 애들 많은데요."

"그래도 절대로 허락 못해."





동거가 뭘까요. 무엇 때문에 동거라는 의미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할까요. 최근 동거에 관한 젊은이들의 생각과 그들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본질은 뭘까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동거라는 것의 원래 의미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닐진대 어느 순간 그렇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사회적 변화와 인식의 차이가 참으로 무섭군요. 어느새 젊은이들은 동거에 관해 다소 관대하고 너그롭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블로깅을 합니다.


세미예 블로그는 남편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남편이 글을 많이 올리고 말못할 사연으로 슬그머니 빠지고 남편이 관리하면서 남편의 글감으로 넘쳐납니다. 가족팀블로그가 무색해집니다.



'대학생 동거' 늘어가는 남편의 고민

최근 남편에게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났습니다. 그건 다름아닌 조카일 때문입니다. 그렇게 깜찍하게 귀여해해줬던 조카가 대학 3학년이 되면서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작은 시누이댁의 작은 조카는 올해 대학 3학년입니다. 한참 발랄하고 멋을 양껏 부릴 여대생입니다. 고교시절때도 그렇게 예쁘해주더니 대학을 서울로 진학한 후 다소 뜸해졌습니다. 그러다가 추석을 맞아 다시 만난 것이죠.


동거를 하겠다는 말에 집안이 화들짝

작은 조카가 추석을 맞아 작은 시누이 집에 내려와서는 작은 시누이한테 진지한 태도로 ‘남자친구가 동거를 하자고 하는데 허락해도 되느냐’고 묻더란 것입니다.


작은 시누이는 이 말을 듣고 그만 까무라칠 뻔했다고 합니다. 작은 시누이댁이 시끄러워지고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작은 조카는 남자친구가 자꾸 그렇게 요구하더라는 말을 전했는데 작은 시누이는 이미 동거를 시작했거나 동거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았던 모양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한 시누이는 남편과 의논을 하면서 그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동거를 허락하느니 차라리 휴학을!

시누이는 작은 조카에게 휴학을 권했다고 합니다. 아니면 남자친구랑 헤어지라고 했다고 합니다. 동거를 원하는 남자친구를 어떻게 사귈 수 있느냐면서 휴학하라고 노발대발했다고 합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자 남편은 조카를 불러 자초지종을 듣고 상담을 해줬다고 합니다.




동거를 원하는 남자친구 어떡해!

남편은 조카랑 상담을 하면서 남자친구의 그릇된 이성관을 엿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카의 남자친구는 사랑과 경제력, 공부까지 겸할 수 있는 건전한 동거는 바람직하다면서 작은 조카에게 동거의 좋은 점을 부각시켰다고 합니다.


집요한 동거공세에 작은 조카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기엔 뭐해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삼촌과 조카가 진지한 대화를 나눈후 결론을 내린 것 같았습니다.


동거에 대한 남자친구의 꿍꿍이속이 아무래도 수상하다는 것이었죠. 동거를 하게되면 생활비를 전부 부담하겠다고 합니다. 설거지부터 밥당번까지 전부 담당하겠다고 했답니다. 잠은 커텐을 치고 자면 된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남편은 그 남자친구의 속마음이 아무래도 수상하다고 했습니다. 조카의 말을 빌리면 그 남자친구의 가정형편이 그렇게 넉넉한 것도 아닌데 생활비를 부담하겠다는 것도 이상하고 설거지부터 밥짓는 일 등도 모두 담당하겠다는 것 자체도 아무래도 수상했습니다. 남편의 말을 들어보니 남자친구의 속내가 수상해 보입니다.


동거 정녕 장점이 많을까

작은 조카의 남자친구는 동거의 장점을 연일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 장점이라는 것이 데이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생활비가 절약되고 공부를 함께하면 도움이 되고 먼 훗날 가정살림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답니다.


말을 들어보면 틀린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장점이 그렇게 많다면 동성과 함께 살아도 되는데 여자친구랑 굳이 함께 살아야할 이유가 석연치 않았습니다.


동거하는 학생들이 많다?

작은 조카의 대학교 학생들은 암암리에 동거하는 커플들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충 짐작으로 동거하는 커플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남편은 이 점을 제대로 짚어 작은 조카를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당하고 뜻뜻하고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면 하지 않는 게 좋다라고 충고했다고 합니다. 남편의 충고를 들은 조카는 남자친구가 아무래도 이상하다라는 말을 거푸 했다고 합니다. 일단, 남편의 설득이 주효한 것 같았습니다.



이성간의 동거문화 어떻게 봐야할까

참으로 요즘 대학생들은 대범해졌습니다. 남편과 내가 대학을 다닐땐 이런 말을 꺼냈다간 정신병자로 몰리기 딱 십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날로 바로 절교에 들어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작은 조카를 보니 스스럼없이 그런 말을 꺼내고 부모와 의논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세월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거, 그래도 남편의 불안은 지속

남편과 작은 시누이는 요즘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그 남자친구가 또 그런 말을 꺼내고 설득작업에 들어갈까봐 내심 불안해 합니다. 작은 시누이는 서울로 전화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래도 안심이 안되었는 지 휴학시킬 결심까지 하고 있답니다. 남편은 그 남자친구가 별로 좋은 친구가 아니라며 가까이 하지 말 것을 수시로 이야기합니다.


어떠세요. 남편과 시누이가 과민반응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남편의 고민을 덜어주고 싶은데 마땅한 방법이 없군요.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